10분이면 다 되지만, 10분이면 다 안 되는 것들
2022.9.16.
지하철에서 10분 거리에, 아파트 광고 문구다. 동해시 생활의 장점을 말하라고 하면 10분 이내에 다 있다는 사실이다. 물론 차로 10분 거리다.
내가 좋아하는 묵호등대도 10분, 북평장터도 10분, 바닷가 해파랑길도 10분, 묵호등대 아래 논골담길도 10분, 시내 중심가도 10분. 10분이 다 통한다. 도심이 길 다란 백두대간을 등지고 바닷가를 따라 형성된 얕은 구릉지대에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10분이면 다 해결되는 시대이지만, 10분이면 절대 해결할 수 없는 많은 것이 사라졌다. 그리움, 떨림, 설렘, 이런 감정은 궁핍의 소산이지 효율의 결과가 아니다. 궁핍이 사라지고 풍요가 오면, 기대수명도 얻고 배부름도 얻었지만, 원시시대에 만들어진 가슴 저 바닥에서 올라오는 끈적한 감정은 사라졌다.
*사진은 논골담길(2022.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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