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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문깨천

인생 공부 거꾸로 배운 것 같다 인생 공부 거꾸로 배운 것 같다 2022.12.27. 1592년 영국 해군 소함대가 아조레스 제도(대서양 중부, 포르투갈령)의 북쪽에 진을 치고 있다가 신세계로부터 귀환하는 스페인 선박을 나포하려 했지만, 걸려든 것은 리스본으로 향하는 포르투갈 국적의 ‘신의 어머니’ 호였다. “보석과 진주로 넘쳐나는 궤, 금화와 은화, 영국 역사보다 오래된 호박, 초고급 옷감, 궁전 하나를 꾸밀 수 있는 태피스트리(색색의 실로 수놓은 벽걸이나 실내장식용 비단), 후추 425t, 정향나무 향료 45t, 계피 35t, 메이스 3t, 육두구 3t, 벤자민(향수와 의약품의 원료로 쓰이는 방향성이 강한 송진) 2.5t, 흑양홍(아열대 기후에서 서식하는 곤충의 암컷을 말려서 만든 염료) 25t, 흑단 15t” 그 배는 여태까지 영.. 더보기
before와 after가 된 행위들 before와 after가 된 행위들 2022.12.21.(수) 하늘을 오르는 자, 히말라야를 오르는 자는 추위에 덜덜 떨지. 온산이 꽁꽁 얼어붙었거든. 손발이 시려와 온몸이 마비될 때, 하늘에는 유난히도 별들이 반짝반짝 빛나, 그 별을 끌어모아 불을 지피면 얼마나 좋을까? 시린 발끝이 녹아내리고 꽁꽁 언 손이 풀리지. 그랬어. 그토록 간절한 마음이. 무엇이 불연속으로 변하고 다시 되돌아갈 수 없도록 형상이 변경된 것을 변곡점이라 해, 학자들은 그렇게 불러. 하지만 나는 before와 after라는 용어를 더 좋아해. 나만의 용어야. 나는 그렇게 되었어. 확연히 달라진 before와 after, 그걸 느껴. 북콘서트. 세상에 그런 북콘서트는 없어. 한편 연극이 되도록 만들었지. 관객은 사회자와 패널만 보.. 더보기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놈, 사람, 반가운 님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놈, 사람, 반가운 님 2022.12.19. 세상에 가장 무서운 사람이 책 한 권을 읽은 사람이다. 책에 나와 있는 내용이 전부라서 큰소리 빵빵 치면서 세상 무서운 줄 모른다. 자신감이 하늘을 찌른다. 막하고 싶어 난리를 친다. 그러다가 빤한 길도 빤하지만 않다는 것을 경험하고 나서 자신감이 점점 줄어들고 급기야 깊은 나락에 빠져 흐리멍덩한 경지에 이르는 죽음의 계곡을 만난다. 그때는 온통 부정적 시각이 하늘을 찔러 매사에 비난투성이 부정꾼이 된다. 가장 힘든 구간이다. 이 죽음의 계곡에서 탈출해야 한다. 한 땀, 한 땀 긍정을 밟고 부정을 버리고 그렇게 일어서야 한다. 세상은 부조리 덩어리고, 모든 것에는 양면성이 있고, 심지어 사랑속에도 미움이 있고, 미움속에도 사랑이 있다는 것.. 더보기
함부로 따라 쓰지 말라 함부로 따라 쓰지 말라 2022.12.16. 박제가(朴齊家)는 ‘백화보서(百花譜序)’에 꽃 그림에 미친 삼양재(三養齋) 김덕형(金德亨)을 이야기하면서 벽(癖)이 없는 사람은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는 사람이라고 한다. “김군은 화원(花園)을 찾아 서둘러 달려가, 눈은 꽃만 주목하여 온종일 깜빡이지도 않고 오도카니 그 아래에 자리를 깔고 눕는다. 손님과 주인이 한마디 말도 주고받지 않으니, 이를 보는 자는 반드시 그를 미쳤거나 멍청이라고 생각하여 웃고 손가락질하며 욕하기를 그치지 않는다. 그러나 그를 비웃는 자의 웃음소리가 끝나기도 전에 비웃는 생각은 이미 스러지고 만다.” 사람들은 김덕형의 행동은 비웃지만, 화첩은 소장하여 보배인양 여겼다. 그러자 박제가는 “아아! 저 벌벌 떨고 비실비실하며 천하의 큰 일을.. 더보기
떨림에서 설렘으로, 다시 즐거움으로 떨림에서 설렘으로, 다시 즐거움으로 2022.12.15. 영원한 오빠, 가왕(歌王) 조용필. 70을 훌쩍 넘긴 그가 ‘찰라’라는 신곡을 발표했다. “우리가 처음 마주친 순간 내게 들어온 떨림 그때는 뭔지 나는 몰랐어 햇살이 붉게 물드는 창 밖 저녁노을의 끝에 자꾸만 걸려 너의 얼굴이” 첫사랑의 상큼함이다. 사랑에는 나이가 필요 없다고 하지만, 그만큼 잘 산다는 징표다. 나이가 들어도 건강하고 신체 나이는 여전히 젊음을 유지하는 시대, 그러니 가왕이 그런 나이에 저런 노래를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고 오히려 대중은 반긴다. 풍요의 시대, 여전히 신문 지상을 장식하고 있는 뉴스는 죄다 우울한 이야기와 불투명한 미래를 논하면서, 인간의 본성에 내재된 불확실성 심리를 자극하여 ‘반응’을 얻고자 한다. “내일은 언.. 더보기
너를 만나기 전에는 난 몰랐어 너를 만나기 전에는 난 몰랐어 2022.12.12. 난, 몰랐어. 너를 만나기 전까지는 세상이 이렇게 달라 보이는지? 세상은 변하지 않아. 변하는 것은 나야. 너로 인해. 그것이 말이 돼. 말이 안 되지만, 분명한 건 사실이야. 달라 보이기 시작했다고. 무엇이 달라 보이는 줄 알아. 갑자기 별이 반짝반짝 빛난다거나, 달빛이 부드럽다거나, 괜히 아무나 보고 웃음이 나온다거나, 그런 것도 사실이지만 그것하고는 달라. 그건 20대 때 경험한 느낌이잖아. 이제는 달라. 분명 그때 느낌하고는 완전 달라. 마구 흔들려 온몸을 짓이기는 그런 흔들림은 없어. 그냥 고요해. 참으로. 그러면서도 흔들려. 시간이 마구 뒤틀려. 어제가 오늘 같고 오늘이 어제 같아. 공간도 엉클어지기는 마찬가지야. 서울이 뉴욕 같고 뉴욕이 서.. 더보기
왔노라, 보았노라, 느꼈노라 왔노라, 보았노라, 느꼈노라 2022.12.06. 로마제국의 위대한 인물, 위대한 만큼 비난도 많았던 인물, 로마가 이태리반도를 넘어 갈리아 (현재 프랑스, 벨기에, 스위스 서부, 라인강 서쪽의 독일을 포함) 지역을 정복하고 로마인으로는 처음으로 브리타니아(영국)를 침공한 인물. 그는 그 힘으로 공화정을 무너뜨리고 종신 독재관(dictator perpetua) 1인 황제 정치를 시작한 인물, 원로원으로부터 반역죄로 단죄되자 드디어 심복 13군단을 이끌고 루비콘강의 건너면서 “이 강을 건너면 인간 세상이 비참해지고, 이 강을 건너지 않으면 내가 파멸한다.” 하면서 결기를 보인 인물. 우리는 그를 기억한다. 서양에서 '돌아올 수 없는 일을 행한다'라는 뜻으로 '루비콘강을 건너다'라는 말을 쓰지만, 동양에서는.. 더보기
나는 지층 속 화석 같은 사람이 되기를 원해 나는 지층 속 화석 같은 사람이 되기를 원해 2022.11.30. “세상에서 나를 온전히 이해해 주는 사람은 딱 한 사람밖에 없어. 그 사람 때문에 난 외롭지 않아. 그게 누군지 알아??” 이 말을 할 수가 있고, 이 말을 들을 수 있다면 이것보다 더 행복한 사람이 어디에 있는가? 문자는 말을 다 담지 못하고, 말은 마음을 다 담지 못하지만, 그래도 문자로 남겨야 한다. 나는 모든 것을 축적하는 지층 같은 사람이다. 그중에도 화석이 된 사람. 지구의 온갖 것을 다 담아 땅속으로 내려보내면 그것을 열과 압력으로 바위를 만든다. 그때 화석은 어떤 이유로든 열에 녹아 없어지거나 압력에 사라지지 않고 반짝반짝 보석처럼 자신의 지문을 바위 속에 남긴다. 그렇게 화석이 된 사람은 땅 위에서 아무리 태풍이 오고 비바.. 더보기
왜 그리 쪼그라들고 움츠러들면서 살아야 하나? 왜 그리 쪼그라들고 움츠러들면서 살아야 하나? 2022.11.29. 서울 종로 인사동 거리에 구름처럼 많은 사람이 인사아트홀 북콘서트 장으로 물밀듯 밀려 들어온다. 무대 정면 스크린에 샤갈의 그림 두 장이 걸린다. 우선 야하다. 샤갈이라고 말을 하지 않았다면 외설이라고 말했을 정도의 그림이다. 086 ‘庶幾中庸(서기중용)이면, 勞謙謹勅(노겸근칙)’의 해설 “예술과 외설 그 한가운데 중용이 있다.”라는 주제를 표현한 것이다. 관객이 홀을 가득 채우면 무대 커튼이 열리면서 기타의 선율 아래 보들레르의 ‘악의 꽃’이 원어인 불어로 낭송되고 이어서 조정권 시인의 이 낭송된다. 한 인간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의 삶 “짧은 만남 영원한 이별 & 짧은 이별 영원한 만남”을 주제로 마임이 이어지고, 기타 선율이 인사아.. 더보기
부러워하면 지는데 제일 부러워했던 북콘서트, 나도 한다. 부러워하면 지는데 제일 부러워했던 북콘서트, 나도 한다. 2022.11.19. 여우 한 마리가 포도나무 밑을 지나갔다. 포도는 너무 높게 달려 아무리 뛰어도 포도에 닿을 수가 없게 되자 “저 포도는 내가 먹기에 충분히 익지 않았어. 나는 신 포도를 좋아하지 않아.”라고 한다. 누구나 얻기를 간절히 원했으나 얻을 수 없을 때 그것이 실제로는 생각만큼 좋지 않을 것이라고 결론지어 버리는 이른바 ‘적응된 선호’의 '여우의 신 포도' 현상이 발생한다. 어쩌면 산다는 것은 온갖 형태의 '적응된 선호'의 문제를 깨트리는 일이다. 적응된 선호란 사람들이 자신의 처지를 더 쉽게 견디기 위해 상황을 재해석하고 때론 사실을 왜곡하기도 한다. 영화 에서 스티븐(새뮤얼 잭슨이 연기) 같은 인물이다. 그는 흑인이면서 노예를 억.. 더보기
나는 내 인생의 입법자, 나는 나를 믿으니까 나는 내 인생의 입법자, 나는 나를 믿으니까 2022.11.18. 중국 제(齊)나라에 어떤 사람이 살았는데 아내와 첩 하나를 두고 살았다. 그는 밖에 나가면 술과 고기를 배 불리 먹고 돌아왔다. 아내가 누구와 어울리느냐고 물으면 부귀한 사람과 만났다고 한다. 하지만 한 번도 부귀한 사람이 찾아오지 않은 것을 의심한 아내가 그의 뒤를 따라가 보니, 북망산에 있는 무덤 사이에서 남의 제사를 기웃거리다가 음식이 남아 있으면 구걸하여 얻어먹는 것이었다. 거기에서 부족하면 딴 곳을 돌아보았다. 이 모습을 본 아내는 돌아와 첩에게 “남편이란 우러러 바라보면서 한평생을 마쳐야 할 사람이었는데, 지금 이 모양 이 꼴이다.”하고는 뜰 가운데서 울고 있는데, 정작 남편은 아무것도 모르고 의기양양하게 잔뜩 자랑만 늘어놓으면.. 더보기
맹문깨천, 법고창신의 글쓰기란 무엇인가? 맹문깨천, 법고창신의 글쓰기란 무엇인가? 2022.11.10. 주흥사가 지은 천자문 해석에 가장 어려운 고비는 해석 방향이다.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옛글에 나와 있는 내용의 근거를 찾아 한없이 과거로 향할 것인가? 아니면 옛글의 본디 생각을 감안하여 미래로 향할 것인가? 처음에는 한없이 안으로 안으로 파고들었다. 그랬더니만 참고문헌이 논어, 맹자, 시경, 한서, 장자, 노자 등 과거 경전에 매몰되는 경향이 있었다. 오호라, 대부분 책이 이 방향으로 집필되었다. 참고문헌에 경제와 과학 그리고 남녀 간 사랑이 고스란히 빠진 반쪽짜리 책이다. 원래 집필 의도는 법고창신(法古創新)인데 법고창신의 정신이 사라지고 없었다. 다시 내부 토의를 거듭 거듭한 끝에 책의 틀을 바꾸자. 옛글을 시대에 맞게 해석하고(해석).. 더보기